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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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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240114 시설장칼럼.
작성자 서울정신요양원 작성일 2024-01-14  (조회 :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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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요양시설의 개방성에 대해]

 

                                 - 백윤미 원장-

 

진눈깨비가 내리고 어둑어둑한 오늘입니다.

이곳에 계신분들은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의학적으로, 기압이나 계절이 바뀔때는 

신경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증상에도 영향을 많이 미칩니다.

(그런 현상을 발견할때마다 인체는 참 신비한 미지의 영역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네요!) 

 

항상 주일마다 예배를 드리기 때문에 저는 주일마다 요양원에 나오는데요, 

오늘 요양원에 와서 보니 엘레베이터 앞에 우리 여성가족분 한분이 

옷을 깔끔하게 입고 단정하게 짐을 꾸려 얌전히 서 계셨습니다.

 

저는 '댁에 가서 외박을 하시려나보다' 싶어서 간단히 눈인사를 하였는데,

그 순간 생활관에서 직원에 내려와서 

"아이고, 아무말없이 없어지셔서 놀랬잖아요" 라며 

가족분을 모시고 생활관으로 올라갑니다. 

 

네, 증상(망상)인거죠. 

"밖에서 가족들이 나를 데리러 왔으니 나는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신 모양입니다.

 

정신요양원에서는 이러한 일들이 비일비재합니다. 

문밖에 아버지가 와있으니 짐을 챙겨서 나가겠다는 분들, 

집에 일이 있어서 빨리 가봐야 한다는 분들.. 

 

망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굉장히 구체적이고 견고해서 

마치 "어? 직원들한테 보호자가 오신다고 공지가 안되었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매우 디테일합니다. 

 

 

이런 상황을 거의 매일 목도하는 제 입장에서, 

'시설의 개방성'이라는 주제를 생각하지 않을수가 없습니다.

 

정신요양시설이라고 하면, 사람들 (=언론)에게서 첫번에 나오는 반응은

"수용시설" "갇힌 공간" "폐쇄적" 이라는 표현입니다. 

누구나 이동의 자유에 대한 권리가 있는데 왜 그 권리를 침해하느냐는 주장이지요.

 

제 입장에서 그 부분을 말씀드리자면, 

왜 정신요양시설이 폐쇄적이라고 하면서 

노인요양원은 폐쇄적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없을까요? 

노인요양원에 계신 어르신들은 치매가 있습니다. 

그분들에게 이동에 제한을 두지 않으면 안전과 직결되는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노인요양원에서의 시건장치는 필수입니다.

그렇다면, 정신과증상으로 인해 집으로 가야한다며 나가시는 분들은 어떨까요?

 

그리고, 또하나.

시설의 폐쇄성에 대해서 지적하는 의견들은 많습니다.

그렇다면, 그 의견을 수용해 무분별하게 문을 열어두었을때

증상으로 인해 요양원 밖에 나가신 분들이 사고를 겪게 되고, 

보호자의 컴플레인이 발생한다면 그 책임은 어디로 가게 될까요? 

인권위에서는 '본인의 선택이니 시설이 아니라 본인이 책임지는 것이 맞다'라고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그럴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정신요양시설의 폐쇄성은 교정시설의 폐쇄성과는 다르게 해석되어야 합니다. 

물론 무조건적으로 문을 잠궈두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적절한 개방과 적절한 한계선을 만들어 

입소인들의 안전과 인권을 둘다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개인적으로, 

정신요양시설이 폐쇄성의 문제로 늘 이슈에 오르는 것은

문을 닫고 입소인들을 나가지 못하게 해서라기 보다는,

외부인들이나 외부단체들이 정신요양시설 내부를 알수 없게 하는 

시스템적인 폐쇄성이 있어서라고 보여집니다.

그 부분은 반드시 개선이 되어야 할 부분이지요. 

 

예쁘게 차려입으시고 엘레베이터 앞에서 가족을 기다리고 계신 

여성가족분의 모습속에서 

요양원의 폐쇄성과 개방성에 대한 적절한 절충점이 어딜까라는 생각을 해보며

이 어둑어둑한 날에 몇자 끄적입니다. 

 

행복한 한 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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